<책 소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3우리가치인문동행 지원사업으로 시작된
과천이웃작가 금요반 이야기
<지은이 소개>
과천이웃작가 - 금요반
김인애, 김희진, 박종숙, 변종복, 손주희, 신원우, 양미자, 이은옥, 황미경
<책 미리보기>
동백꽃 빨간 드레스 입고
노란 속눈썹으로
나를 반긴다.
너와 헤어진 광안리
비 오는 남천동 숲속 같은
오래 기다려 먹는 단팥죽 맛은
기다린 시간 아깝지 않고
해운대에서
우리 아이들과
수영하시던 아버지 모습
모래 축제조각상과 겹쳐 보인다.
남쪽 바다 품은 도시들은
마냥 안기고 싶은 고향 친구이며
그곳 밥상은 내 육신의 보약이다.
(김인애 이웃작가, 17-18p)
친구의 사촌 오빠였던 만남은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 사촌오빠 이름은 양호. 36살 노처녀로 소개팅으로 만나 그날부터 우리 인생이 한편의 로맨틱 영화처럼 펼쳐질 것만 같았다. 난 나의 친구에게 “왜 이제야 소개해 주었어?”라고 농담했지만, 나중에는 그 순간이 정말로 완벽한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
(김희진 이웃작가, 33p)
나는 요즘 새로운 친구들에게 엎프러져 있다. 어릴 적 엄마는 새 친구를 사귀며 시도 때도 없이 만나 놀 때면 으레 “아유! 또 엎프러졌네.”라고 하셨다. ‘엎프러지다’ 는 ‘넘어지다’의 전라도 사투리라는데, 넘어질 정도로 붙어 다닌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박종숙 이웃작가, 53p)
알파벳 ‘p’는 영어 단어에 그리 자주 등장하는 글자는 아니다. 통계에 의하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글자인 ‘e’는 대략 영어 단어 가운데 12.7%인 반면, ‘p’는 약 1.93%로 알파벳 26자 가운데 19위를 차지하고 있다. 내가 쓰고 있던 키보드에서 갑자기 ‘p’가 작동하지 않는다. 자주 쓰지는 않지만 그래도 ‘p’ 자가 고장 나니 전체 키보드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한글로 치면 ‘ㅔ’ 그리고 ‘ㅖ’에 해당하는 키인데, 우리 말에서 ‘ㅔ’나 ‘ㅖ’를 빼놓고 글을 쓸 수는 없다.
피아노의 건반 가운데 하나가 고장 나거나 음이 맞지 않으면 다른 건반들이 아무리 잘 소리를 내도, 온전하게 노래를 연주할 수 없다. 조율사를 부르거나 수리공을 불러서 그 건반을 고쳐야 한다.
글을 쓸 때도 ‘p’ 자가 고장이 나니, 글을 끝맺을 수 없다. 아니 글을 시작할 수도 없다. 고장 난 ‘p’를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 하며, 글을 쓴다고 해도 그 글이 온전해질 수는 없다.
내 인생에도 어딘가에 고장 난 ‘p’ 자가 있을 것이다. 그 글자가 자주 눌러지지 않기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고, 무엇이 문제인지 금방 드러나지 않더라도, 내 인생을 온전하게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그 고장 난 곳을 찾아서 고쳐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내 인생의 마침표를 제대로 찍을 수 있지는 않을까? 내 인생의 ‘p’는 어디에 있을까? 그나저나 내 고장 난 키보드는 어떻게 고쳐야 할까? 버리고 새로 사야 하나? 나머지 107개의 키는 아직 멀쩡한데….
(변종복 이웃작가, 66-67p)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심플하게 살고 싶다. 살아있는 증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님은 30년은 배우고, 30년은 일하고, 30년은 봉사하라고 하신다. 나는 그 주기가 빠르고, 중복적이고, 반복적이다. 이 과정들을 거치면서 피가 흐르고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같다.내 나이 50세, 자원봉사 인생 30년을 보내며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은 ‘남들보다 잘 살아왔다’ 자랑도 아니고, ‘함께 봉사합시다!’ 캠페인을 하고 싶은 마음은 더욱 아니다. 더 생각이 흐려지기 전에 인생 상반기를 한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손주희 이웃작가, 110-111p)
나는 3월이 싫었다.
3월이 되면 학년이 바뀌고 새로운 반으로 배정되어 괜히 싫었다. 그동안 친해졌던 선생님과 친구들, 교실과 헤어져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힘들었다. 그냥 그대로 학년 올라가면 안 되나 이제 겨우 친해졌는데...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는 것이 내성적인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어떻게 첫인사를 해야 할지, 혹시 나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와 이별하고 낯선 것에 부딪혀야 새로운 관계가 시작될 수 있는 법. 어색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어느덧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만난 친구들, 지금은 연락처도 몰라 어디서 잘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언젠가 살다 보면 다시 만날 날도 있으리라.
친구들 생각하다 보니 그 친구들 만났던 3월이 그리워진다.
(신원우 이웃작가, 124-125p)
나의 장례식은 식전 행사가 중요하다. 내가 아직 살아있을 때, 죽기 직전에 지인 가족과 함께하는 장례식 식전 행사이다.
첫 번째 나의 장례식 식전 행사는 나눔 행사이다. 내가 아끼고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들을 미리 챙겨놓겠다. 명품 스카프, 지갑, 가방, 예쁜 옷, 액세서리, 보석, 아끼던 책 등이다. 그리고 죽기 전에 한 번은 더 보고 싶은 사람들을 초대하겠다. 정갈하게 정리된 내 집으로 초대하겠다. 커피 향이 향기로운 드립커피와 부드러운 쿠키를 함께 먹으며, 정담을 나눌 것이다. 그리고 챙겨 놓았던 물건들을 골라가게 하던지, 미리 주인을 정해서 나누어 주는 나눔 행사를 하겠다.
여러 책에서 보니 죽기 직전에는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에너지가 많이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다운 이야기나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한다. 한마디로 무념 무상상태이기 때문에 활동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최근에 읽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선생님도 죽음이 다가올수록 의욕이 사라진다고 고백하셨다. 그래서 건강할 때 미리미리 준비해 두려고 한다. 나의 장례식 식전 행사를 주관해 줄 사람을 선택하고 두둑하게 사례비도 준비하는 센스를 발휘할 것이다. 누구, 나의 사전 장례식을 맡아 줄 사람 없나요?
(양미자 이웃작가, 134-135p)
나는 원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 깔끔한 집, 잘 정돈된 옷방, 물기 없는 그릇 등. 구질구질한 것들 없는 책장과 미련 가득 잡동사니 없는 책상을 원한다. 적당한 어지러움과 헤매는 것을 즐긴다. 덕지덕지 그림이 붙은 벽을 좋아한다. 정 없이 깨끗한 벽을 동경한다. 이랬다 저랬다. 이것이 나다.
계획을 세우고 지키지 않는 것이 특기이다. 이번 달에 새벽 요가 수업을 신청하고 가지 않았다. 진짜 원한 건 아니었다. 안 갈 것 같으면서 신청했다. 평생 그래왔다. 이것도 나다.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가 유혹에 약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작은 유에도 내가 원한다고 생각하고 끌린다. 그 우선순위를 잘 살펴보고 진짜 원하는 것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조금 원하는 것을 계획하고, 실패해서 혹은 하기 싫어서 울적해 한다. 때론 조금 원하는 것 당장 달콤함 때문에 진짜 원하는 것을 미루고 미루다 포기한다.
올가을 과천BOOK살롱을 신청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계획하고 포기하는 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었다. 올해 아이와 여행을 다녀와서 그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혼자만의 힘으로는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힘들었다. ‘함께’라는 힘으로 마무리하는 것. 원하는 것을 밀어붙여서 진짜 원하는 것으로 만드는 것.
할 수 있을까?
하고 있다.
(이은옥 이웃작가, 156-157p)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마음이 만나
너의 봄 바구니에 채우고
나의 봄 채운다.
겨우내 결핍된 원소들을
자연에서 채워간다.
내가 보고 싶었던 봄
봄을 보기 위해 얼마큼 달려왔지?
아직도 난
나의 봄을 만나지 못했기에
오늘도 설렘으로 봄맞이한다.
(황미경 이웃작가, 200-201p)
<서지정보>
초판 1쇄 2023년 11월 24일
글쓴이 과천이웃작가 - 금요반
펴낸곳 이분의일
판형 148*210
페이지수 206p
ISBN 979-11-92331-80-5 (03810)
<책 소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3우리가치인문동행 지원사업으로 시작된
과천이웃작가 금요반 이야기
<지은이 소개>
과천이웃작가 - 금요반
김인애, 김희진, 박종숙, 변종복, 손주희, 신원우, 양미자, 이은옥, 황미경
<책 미리보기>
동백꽃 빨간 드레스 입고
노란 속눈썹으로
나를 반긴다.
너와 헤어진 광안리
비 오는 남천동 숲속 같은
오래 기다려 먹는 단팥죽 맛은
기다린 시간 아깝지 않고
해운대에서
우리 아이들과
수영하시던 아버지 모습
모래 축제조각상과 겹쳐 보인다.
남쪽 바다 품은 도시들은
마냥 안기고 싶은 고향 친구이며
그곳 밥상은 내 육신의 보약이다.
(김인애 이웃작가, 17-18p)
친구의 사촌 오빠였던 만남은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 사촌오빠 이름은 양호. 36살 노처녀로 소개팅으로 만나 그날부터 우리 인생이 한편의 로맨틱 영화처럼 펼쳐질 것만 같았다. 난 나의 친구에게 “왜 이제야 소개해 주었어?”라고 농담했지만, 나중에는 그 순간이 정말로 완벽한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
(김희진 이웃작가, 33p)
나는 요즘 새로운 친구들에게 엎프러져 있다. 어릴 적 엄마는 새 친구를 사귀며 시도 때도 없이 만나 놀 때면 으레 “아유! 또 엎프러졌네.”라고 하셨다. ‘엎프러지다’ 는 ‘넘어지다’의 전라도 사투리라는데, 넘어질 정도로 붙어 다닌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박종숙 이웃작가, 53p)
알파벳 ‘p’는 영어 단어에 그리 자주 등장하는 글자는 아니다. 통계에 의하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글자인 ‘e’는 대략 영어 단어 가운데 12.7%인 반면, ‘p’는 약 1.93%로 알파벳 26자 가운데 19위를 차지하고 있다. 내가 쓰고 있던 키보드에서 갑자기 ‘p’가 작동하지 않는다. 자주 쓰지는 않지만 그래도 ‘p’ 자가 고장 나니 전체 키보드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한글로 치면 ‘ㅔ’ 그리고 ‘ㅖ’에 해당하는 키인데, 우리 말에서 ‘ㅔ’나 ‘ㅖ’를 빼놓고 글을 쓸 수는 없다.
피아노의 건반 가운데 하나가 고장 나거나 음이 맞지 않으면 다른 건반들이 아무리 잘 소리를 내도, 온전하게 노래를 연주할 수 없다. 조율사를 부르거나 수리공을 불러서 그 건반을 고쳐야 한다.
글을 쓸 때도 ‘p’ 자가 고장이 나니, 글을 끝맺을 수 없다. 아니 글을 시작할 수도 없다. 고장 난 ‘p’를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 하며, 글을 쓴다고 해도 그 글이 온전해질 수는 없다.
내 인생에도 어딘가에 고장 난 ‘p’ 자가 있을 것이다. 그 글자가 자주 눌러지지 않기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고, 무엇이 문제인지 금방 드러나지 않더라도, 내 인생을 온전하게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그 고장 난 곳을 찾아서 고쳐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내 인생의 마침표를 제대로 찍을 수 있지는 않을까? 내 인생의 ‘p’는 어디에 있을까? 그나저나 내 고장 난 키보드는 어떻게 고쳐야 할까? 버리고 새로 사야 하나? 나머지 107개의 키는 아직 멀쩡한데….
(변종복 이웃작가, 66-67p)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심플하게 살고 싶다. 살아있는 증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님은 30년은 배우고, 30년은 일하고, 30년은 봉사하라고 하신다. 나는 그 주기가 빠르고, 중복적이고, 반복적이다. 이 과정들을 거치면서 피가 흐르고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같다.내 나이 50세, 자원봉사 인생 30년을 보내며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은 ‘남들보다 잘 살아왔다’ 자랑도 아니고, ‘함께 봉사합시다!’ 캠페인을 하고 싶은 마음은 더욱 아니다. 더 생각이 흐려지기 전에 인생 상반기를 한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손주희 이웃작가, 110-111p)
나는 3월이 싫었다.
3월이 되면 학년이 바뀌고 새로운 반으로 배정되어 괜히 싫었다. 그동안 친해졌던 선생님과 친구들, 교실과 헤어져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힘들었다. 그냥 그대로 학년 올라가면 안 되나 이제 겨우 친해졌는데...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는 것이 내성적인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어떻게 첫인사를 해야 할지, 혹시 나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와 이별하고 낯선 것에 부딪혀야 새로운 관계가 시작될 수 있는 법. 어색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어느덧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만난 친구들, 지금은 연락처도 몰라 어디서 잘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언젠가 살다 보면 다시 만날 날도 있으리라.
친구들 생각하다 보니 그 친구들 만났던 3월이 그리워진다.
(신원우 이웃작가, 124-125p)
나의 장례식은 식전 행사가 중요하다. 내가 아직 살아있을 때, 죽기 직전에 지인 가족과 함께하는 장례식 식전 행사이다.
첫 번째 나의 장례식 식전 행사는 나눔 행사이다. 내가 아끼고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들을 미리 챙겨놓겠다. 명품 스카프, 지갑, 가방, 예쁜 옷, 액세서리, 보석, 아끼던 책 등이다. 그리고 죽기 전에 한 번은 더 보고 싶은 사람들을 초대하겠다. 정갈하게 정리된 내 집으로 초대하겠다. 커피 향이 향기로운 드립커피와 부드러운 쿠키를 함께 먹으며, 정담을 나눌 것이다. 그리고 챙겨 놓았던 물건들을 골라가게 하던지, 미리 주인을 정해서 나누어 주는 나눔 행사를 하겠다.
여러 책에서 보니 죽기 직전에는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에너지가 많이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다운 이야기나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한다. 한마디로 무념 무상상태이기 때문에 활동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최근에 읽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선생님도 죽음이 다가올수록 의욕이 사라진다고 고백하셨다. 그래서 건강할 때 미리미리 준비해 두려고 한다. 나의 장례식 식전 행사를 주관해 줄 사람을 선택하고 두둑하게 사례비도 준비하는 센스를 발휘할 것이다. 누구, 나의 사전 장례식을 맡아 줄 사람 없나요?
(양미자 이웃작가, 134-135p)
나는 원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 깔끔한 집, 잘 정돈된 옷방, 물기 없는 그릇 등. 구질구질한 것들 없는 책장과 미련 가득 잡동사니 없는 책상을 원한다. 적당한 어지러움과 헤매는 것을 즐긴다. 덕지덕지 그림이 붙은 벽을 좋아한다. 정 없이 깨끗한 벽을 동경한다. 이랬다 저랬다. 이것이 나다.
계획을 세우고 지키지 않는 것이 특기이다. 이번 달에 새벽 요가 수업을 신청하고 가지 않았다. 진짜 원한 건 아니었다. 안 갈 것 같으면서 신청했다. 평생 그래왔다. 이것도 나다.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가 유혹에 약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작은 유에도 내가 원한다고 생각하고 끌린다. 그 우선순위를 잘 살펴보고 진짜 원하는 것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조금 원하는 것을 계획하고, 실패해서 혹은 하기 싫어서 울적해 한다. 때론 조금 원하는 것 당장 달콤함 때문에 진짜 원하는 것을 미루고 미루다 포기한다.
올가을 과천BOOK살롱을 신청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계획하고 포기하는 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었다. 올해 아이와 여행을 다녀와서 그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혼자만의 힘으로는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힘들었다. ‘함께’라는 힘으로 마무리하는 것. 원하는 것을 밀어붙여서 진짜 원하는 것으로 만드는 것.
할 수 있을까?
하고 있다.
(이은옥 이웃작가, 156-157p)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마음이 만나
너의 봄 바구니에 채우고
나의 봄 채운다.
겨우내 결핍된 원소들을
자연에서 채워간다.
내가 보고 싶었던 봄
봄을 보기 위해 얼마큼 달려왔지?
아직도 난
나의 봄을 만나지 못했기에
오늘도 설렘으로 봄맞이한다.
(황미경 이웃작가, 200-201p)
<서지정보>
초판 1쇄 2023년 11월 24일
글쓴이 과천이웃작가 - 금요반
펴낸곳 이분의일
판형 148*210
페이지수 206p
ISBN 979-11-92331-80-5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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